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14조원을 넘어섰다. 이 중에서도 음주운전 사고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음주운전은 적발자 중 40% 이상이 다시 음주운전을 저지르는 '습관적 중독 범죄'로 변질됐다.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면허를 재취득하는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음주운전 방지장치 설치를 의무화한 것도 재범을 구조적으로 차단해 안전한 사회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디에이텍(대표 박광희)은 음주운전 예방 기술 전문 기업이다. 2002년 창업해 24년째 음주측정기 분야 외길을 걷고 있다. 북미·유럽 등 50여 개국에 거래처가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 인지도도 높다.
개인용 음주측정기 세계 판매 1위인 미국 '백트랙(BacTrack)'도 디에이텍 제품을 제조사 설계·생산(ODM) 방식으로 공급받고 있다. ODM은 제조업체가 직접 설계·개발한 제품에 주문자의 상표만 붙인 제품으로, 주문자 도면대로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OEM과 구별된다.
박광희 디에이텍 대표(68)는 "2007년께 OEM 발주 고객사가 직접 생산으로 전환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당시 필사적으로 생존을 위해 노력한 게 전화위복이 됐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박 대표는 저가 중심이던 이전 제품의 체질을 고부가가치로 전환하는 데 회사 역량을 집중했다. 유럽 대표 인증 기관인 MHF의 각종 인증, 독일 아우토빌트의 동급 최강 평가 등의 성과가 이 배경에서 탄생했다.
특히 디에이텍의 개인용 음주측정기가 북미·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건 영하 온도에서도 뛰어난 정확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영하 온도에서의 정확성은 혹한 지역 수출에 필수 조건이고 차량 내 보관에도 매우 유리하다"면서 "각종 인증으로 정확도를 증명하고 전문가용 장비에만 들어가던 호흡 종료 탐지, 구강 내 잔류 알코올 판별 기능까지 구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세계 음주측정기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독일 기업에 개인용 음주측정기를 ODM으로 납품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찰청 등이 1차 음주 단속 장비로 디에이텍 제품을 쓰고 있다.
박 대표는 "음주측정기 시장에서 확고한 글로벌 1위를 달성한 뒤 그동안 축적한 센서·정밀계측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했다.
자녀에게 가업을 승계 중인 박 대표는 "한국은 1980~1990년대 벤처 열풍 세대 기업들이 승계 시기에 들어섰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승계보다는 해외 사모펀드나 인수·합병(M&A)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승계 부담이 완화돼야 기업도, 국가 경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다"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박 대표와 디에이텍은 2010년대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학생 100여 명이 도움을 받았다. 최근에는 초중고 학생 12명에게 매월 각 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자신이 사는 경기 양평군 용문면 마을 학생들을 위해서도 한 달에 100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자원이 부족한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는 인재라고 생각한다"면서 "사회 환원 비용에 대해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감면 등 제도적 뒷받침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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